[천자 칼럼] 아프리카가 덥다고?

입력 2018-07-20 17:35  

고두현 논설위원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 최고 기온이 섭씨 38.5도까지 올랐다. 이곳은 분지 특성상 다른 곳보다 덥다. 아프리카만큼 덥다고 해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심리적인 무더위 지수도 그만큼 높다.

그런데 아프리카가 대구보다 더울까. 어제 아프리카 적도 주변 중·서부 국가들의 주요 도시 최고기온은 섭씨 27~29도였다. 대구보다 10도 안팎 낮았다. 고지대인 케냐의 나이로비는 20도에 불과했다. 각국에서 온 피서객들이 도심을 한가로이 산책하며 여름 휴가를 즐겼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아프리카는 너비 7400㎞, 길이 8000㎞에 이르는 거대한 대륙이다. 전체 면적이 3036만㎢로 미국, 중국, 인도, 유럽, 멕시코를 합한 것보다 넓다. 지구 육지의 20.4% 면적에 54개 나라가 자리잡고 있다. 기온도 천차만별이어서 아프리카 평균기온이라는 말은 무의미하다.

북쪽 튀니지부터 남쪽 희망봉까지 계절과 기온의 차이가 매우 크다. 가장 더운 곳은 북아프리카에 있는 알제리 사막지대의 우아르글라다. 지난 5일 기온이 51.3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건조한 기후 덕분에 그늘에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진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열대야 현상도 없다.

다른 지역은 대구보다 낮은 곳이 많다. 소말리아 옆에 있는 에티오피아만 해도 해발 고도 차이가 3000m나 돼 기후대가 세 가지로 나뉜다. 여름 우기에 반팔옷만 입고 다니다가는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준비 없이 여행 갔다가 점퍼를 사러 다녔다는 후일담이 허다하다. 겨울에는 아침마다 서리가 내릴 정도다.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에는 만년설이 있다. 케냐에서도 아침 저녁 사파리 투어 때 담요를 꼭 챙겨야 한다. 남아공 해변에서는 펭귄을 볼 수 있다. 정작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따로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의 기온은 1913년 여름 57.7도까지 올라갔다. 지난해에도 52.2도까지 치솟았다.

아프리카가 무조건 더울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는 것과 같다. 통념을 바꿔 폭염을 거꾸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차광기술이나 기능성 섬유, 온도측정센서 등 ‘쿨(cool)산업’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구에서도 열섬현상과 직사광선을 막는 도시 녹화, 그늘길 조성 등으로 도심 기온을 1~2도 낮췄다고 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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